Team Mondrian 퇴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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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드디어 미루고 미뤄왔던 후기 시리즈의 마지막인 근무했던 스타트업의 퇴사 후기를 적게 된다. 퇴사는 2월 20일부로 퇴사하였는데 학교에 다니고, 전시회 준비,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적었던 후기에 밀려 밀려 마지막에 퇴사 후기를 적게 되었다.


팀 소개

Team Mondrian은 대한민국의 스타트업으로 도시 시각화, 헬스케어, 데이터 사이언스, 컨설팅, 중규모 SI를 하는 회사이다. 회사의 멤버는 유수 대학 석박사출신 엔지니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합류

2015년도 즈음, 제대 후에 할 일이 없어 여러 가지 대학생 모임 활동에 전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심심해서 페이스북을 보고 있었는데 집앞에 Code For Incheon이란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마침 집도 코앞이기 때문에 잠깐 나갔는데 어찌어찌 정규 멤버로 합류하기도 하고, 운영자와 같이 모임의 Organizer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하고, 매주 자신이 준비한 자유주제로 발표를 하는 세션도 있었기 때문에 흥미롭게 진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모임의 다른 Organizer가 간단한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시작으로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팀의 문화

완전 원격 근무를 지향하고 있는 팀이다. 해외에서는 Remote Work를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국내 문화에서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로 도입이 늦춰지고 있는 문화이다.

팀에서는 Slack, GitHub, Google Drive, Google 행아웃 등의 도구로 원격에서 소통하며 1주에 월, 수, 금요일 1시간 정도 정기회의 세션을 가지며 서로 협업한다.

처음에 근무를 시작했을 때 너무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정식 출퇴근은 해본 경험은 없지만 매일 출근 시간 넘치는 인파들 속에서 등교하기 힘들었던 경험을 하지 않게 되어서 행복했다.


원경 근무의 장점

완전 원격 근무의 장점은 오전, 오후, 야간에 진행해야 할 일들을 편히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도가 높았다. 예를 들어 점심에 환전 등의 업무로 은행에 가야 할 때, 직장인들이 많은 점심시간을 피해서 아침 일찍 가거나 병원 예약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어서 매우 편했다.

가장 좋은 점은 바로 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서 좋았다. 원격근무를 한참 할 때는 내가 가장 코딩하기 좋아하는 시간인 이른 아침에 가장 좋고 많은 코드를 적어낼 수 있었으며 일하기 싫은 밥 먹고 난 이후 점심에는 1~2시간씩 낮잠을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으며 점심에 까먹은 1~2시간은 조용한 12시 이후에 다시 보충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은 야근 없이 친구들이나 여자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일이 많았을 때도 저녁 시간에 놀 수 있었지만 12시 이후에 다시 컴퓨터에 앉아서 새벽 늦게까지 야근하는 불상사가 일어지기도 했다.


원격 근무의 단점

원격 근무의 장점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이지만, 최대의 단점은 퇴근도 하지 않는다.이다. 한참 일이 바쁠 때면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인 상태로, 침대에 누우면서 퇴근을 한 달 정도 반복했던 적도 있었다.

또 다른 단점은 초창기 팀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았다. “슬랙, 행아웃, 스크린 히어로, 팀뷰어” 등 협업을 위한 툴들이 많이 생겼지만, 화상채팅만 가지고 회의에서 상대방의 진짜 의미제스처 분위기 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디어 회의나 팀의 방향과 문화를 정하는 중대한 사항을 논할때는 원격 협업 툴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 단점은 자기관리였다. 출근과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은 워커 홀릭으로 지내거나 일을 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는 월급 도둑이거나 삶이 둘 중에 하나로 변질되기 쉽다. 이런 두 가지 타입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위태위태 중간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Lessons learned

  • 자기관리 처음에는 전력투구하여서 워커 홀릭으로 몇달간 지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건강도 악화하며 체력도 약해지고 눈도 아프더니 몇 주간 쉬니 월급 도둑이 되어있었다. 원격근무 초기에는 이런 두 가지 타입을 몇 번씩 반복하니 나름의 노하우를 습득하였다.

아주 간단한 방법인데 바로 계획을 세우고 지킨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8시 고정된 시간에 운동하고, 점심엔 주기적으로 3~5시에 낮잠을 자고 5시에는 일어나자마자 업무를 저녁 먹기 전까지 진행하며 자기 전 1시간은 업무 마무리로 쓴다 같은 계획이었다.

상당히 단순한 타임테이블 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게 Todo-list가 아니라 Time-table이었다. 이를 고수하는데 큰 노력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개발 장비, 온라인 강의 등에는 아끼지 않고 돈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지금은 집에 아이맥 5k로 글을 쓰고 있다 ㅋㅋ)

마지막으로 건강관리인데, 건강이 악화되고 회복하는 과정을 여러번 거치다 보니 내 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어느 정도가 한계치이고 어느 정도에 쉬어줘야 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생산성을 어느 타이밍에 어떤 목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터득하게 되었다.

  • 자율 출근 & 미팅 스타트업에서 가장 어려운 건 바로 회의였다. 현재 회사가 정확히 어느 길로 가는지 모르는 중에 회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회사가 작기 때문에 나 같은 인턴이라도 개인의 의사결정이 회사의 방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중에 신중히 처리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의 원격 회의는 독이다. 따라서 결국에는 자율적으로 오피스에 일주일에 몇 번씩 출근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 사수에게서 배우는 키워드 & 아키텍쳐 & 코드 스트럭쳐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초창기에는 과다한 의욕으로 사수에게 이것저것을 캐묻고는 했었는데 개인의 호기심을 채우면서 회사에 생산성에는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그 후로부터는 사수에게 효과적으로 질문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수에게서 문제점의 키워드를 알아내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사수는 사수이지 선생님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키워드를 알아낸다면 스스로 공부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던, 개인 메모장에 적던, 필기하던, 코드를 짜던 하는 방법으로 자가학습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는 팀원들의 코드와 주석을 보고 배우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주석이 없는 코드더라도 자세히, 몇 번씩 들여다보면 이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코드를 적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 스타트업의 문화 & 비전 & 인사이트 사실 이 팀에 들어오기까지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스타트업 판 한 가운데가 있으므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야 안 가질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들어왔을 때 스타트업은 매우 멋져 보이고 유망해 보였지만, 내가 경험했던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따로 없을 정도로 힘들고 척박한 곳이었다.

물론 우리 회사의 배경이나 문화는 좋았지만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느끼고 배웠던 점은 스타트업의 오너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길이라는 것을 느꼈다.

스타트업의 완전 원격 근무, 뛰어난 멤버들의 비전과 인사이트를 사회 초년생이 배워가기에는 스타트업 근무 경험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퇴사 이유

짧게 말하면 학업 & 학점. 길게 말하면 취업준비 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 휴학 기간은 공부와 일을 동시에 하는 데 문제가 크게 없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던 중 파트타임 인턴으로 일을 하다 보니 학점이 크게 좋지 못했다. 따라서 졸업하기 전에 원하는 학점으로 졸업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매진해야 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일해봤으니, 이제는 더욱 큰 기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구가 생겼다. 아무래도 이리저리 떠돌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찾아가려는 내 특성 때문이 아닐까. 큰 곳에서 일해보면 그 다음에는 중견기업인가…!


마치며

가장 마지막에 쓰는 후기 시리즈이기도 하고, 미뤄왔던 글을 써 내려가니 홀가분하기도 하다. 지금은 학교에 다니면서 시간도 나서 이런 글을 쓰고는 하는데, 직접 일을 해보니 이런 글 쓸 시간을 내는 것 조차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더욱더 자기관리, 경력관리에 매진해서 좋은 기업에 취직을 목표로 취준생 생활을 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마친다.


Philographer
Written by@Phil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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